폐가, 북카페와 게스트하우스로 다시 태어나다 — 충남 서천 귀촌 부부의 리모델링 이야기

“폐가, 감성 공간이 된다”

 

 

 

폐가에서 시작된 귀촌 부부의 새로운 꿈

충남 서천군의 작은 농촌 마을, 오래된 골목 끝자락에 방치된 폐가 한 채가 있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비워진 채 잊혔던 그 집은 지붕이 내려앉고, 담장은 허물어져 폐허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서울살이를 정리하고 귀촌을 결심한 한 부부는 그 폐가를 처음 보는 순간,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다들 폐가라고 부르지만, 우리 눈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보였어요.”
부부는 도심의 삶에 지쳐 있었고, 새로운 출발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특히 남편은 소박한 북카페를, 아내는 작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할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처음 폐가 매입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반대와 걱정이 있었고,
행정 절차와 건축 허가도 복잡했습니다.
하지만 부부는 포기하지 않고
마을 이장님과 꾸준히 소통하며
폐가 매입과 리모델링 준비를 하나하나 해나갔습니다.

 

폐가 리모델링, 구조부터 감성까지 살려내다

리모델링 첫걸음은 철저한 ‘구조 점검’이었습니다.
폐가 내부는 예상보다 심각했습니다.
기둥이 썩고, 바닥은 내려앉았으며, 지붕 틈새로는 빗물이 들이쳤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집의 기초는 튼튼했습니다.
전통 한옥 구조였기에 나무 기둥 일부만 교체하면
전체적인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부부는 가장 먼저 지붕 보수와 구조 보강에 집중했습니다.
지역 목수와 협업해 오래된 서까래를 교체하고,
새로운 지붕 기와를 얹으면서도
기존 폐가 특유의 멋은 그대로 살려냈습니다.
내부는 두 공간으로 나눴습니다.
북카페 공간에는 널찍한 창을 내고,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창가에는 책장과 테이블을 배치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공간은 자연스러운 나무 소재를 활용해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오래된 벽돌을 세척해 포인트 벽으로 활용하고,
기존 폐가의 낡은 문짝도 리폼해 장식 요소로 재탄생시켰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돈을 덜 들이면서도 따뜻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부부는 대부분의 작업을 스스로 진행하며
폐가에 남아 있던 목재, 벽돌, 철재 등을 재활용했습니다.
이 덕분에 공사비도 크게 아낄 수 있었고,
공간의 역사성과 개성을 그대로 살릴 수 있었습니다.

 

마을의 걱정을 기대감으로 바꾼 북카페와 게스트하우스의 탄생

북카페와 게스트하우스가 완성되자,
처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던 마을 사람들의 시선도 서서히 달라졌습니다.
오픈 첫날, 마을 어르신들은 “진짜 이 폐가 맞아?” 하며 놀라워했고,
북카페의 따뜻한 분위기와 향긋한 커피, 아늑한 공간에 금세 스며들었습니다.

북카페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고,
마을 농산물을 활용한 수제 음료와 간단한 디저트도 판매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소박하지만 정갈한 인테리어와 따뜻한 침구로
머무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마을 행사나 소규모 전시회도 열며
이 북카페는 자연스럽게 마을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은 이곳의 분위기에 반해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 머물다 가는 경우가 늘었고,
북카페와 게스트하우스의 이름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폐가가 이제는 마을의 자랑거리야”라며
응원의 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버려졌던 폐가가 이젠 마을의 활기를 되찾는 공간으로 자리 잡은 것이죠.

 

폐가를 살린다는 것, 단순한 리모델링 그 이상의 가치

부부는 말합니다.
“폐가를 살린다는 건, 단순히 집을 고치는 일이 아니었어요.
우리 삶 자체가 바뀌는 과정이었어요.”

도시의 빠른 속도와 경쟁에서 벗어나
이 폐가에서 부부는 정말로 ‘느긋한 삶’을 배우게 됐습니다.
새벽이면 새소리로 눈을 뜨고,
낮에는 북카페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즐기며 커피를 내리고,
밤이면 게스트하우스 손님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눕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마음의 안정’이었습니다.
부부는 이곳에서 시간을 두고 사람을 만나고,
서서히 마을과 어울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북카페는 단순한 사업 공간이 아닌,
마을 사람과 귀촌인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소통의 장이 되었고,
게스트하우스는 낯선 이들의 쉼표가 되었습니다.

부부는 폐가가 준 선물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 집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줬어요.
하나는 공간, 다른 하나는 진짜 삶의 의미예요.”

지금도 부부는 작은 텃밭을 가꾸고,
북카페 한쪽엔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 책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폐가 리모델링 성공기’를 넘어
귀촌과 지역 재생, 삶의 전환이라는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폐가는 다시 말합니다.
“나는 이제 폐가가 아니야. 모두의 공간이야.”

 

마무리 - 폐가였기에 가능했던 특별한 공간, 그리고 새로운 삶의 시작

폐가는 흔히 ‘버려진 집’이라는 이미지로 남습니다.
낡고 어둡고 쓸모없어 보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고 지나치죠.
하지만 충남 서천군의 이 부부는 그런 시선을 거둬내고
그 안에서 가능성을 찾아냈습니다.
“남들은 왜 이런 폐가를 사냐고 묻지만, 우리에겐 가능성의 땅이었어요.”
부부는 그렇게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폐가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처음엔 무너진 담장과 부서진 지붕만 보였지만,
그 안에는 과거 주인 삶의 흔적,
계절마다 스며든 햇살,
세월을 고스란히 머금은 나무 기둥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 폐가를 그대로 되살리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마감재 하나하나 직접 고르고,
가능한 한 버리지 않고 고쳐 쓰며
공간의 온기를 지켜냈습니다.
그래서 완성된 북카페와 게스트하우스는
흔한 시골 숙소가 아닌, 정말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입니다.
그저 집을 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텃밭 농사법을 배우며 점차 이웃이 되어갔습니다.
북카페는 동네 어르신들이 잠시 쉬어가는 사랑방이 되었고,
게스트하우스는 귀촌을 꿈꾸는 이들의 쉼터가 됐습니다.

이 부부는 말합니다.
“우리가 폐가를 고친 게 아니라, 이 집이 우리를 고친 거 같아요.”
그 말처럼 이 공간은 이제 부부 삶의 일부가 되었고,
한때 방치된 폐가는 누구에게나 열린 따뜻한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폐가는 결국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그 손길은 거창한 자본이나 기술이 아닌,
‘내가 이곳에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걸
이 부부는 몸소 보여주었습니다.

혹시 지금 당신 눈앞에도 버려진 폐가가 보인다면,
이들의 이야기를 떠올려 보세요.
그곳 역시 누군가에겐
새로운 꿈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