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을 떠나 폐가를 고친 이유, 그 선택의 후회와 만족

“폐가를 고쳐 얻은 삶의 온도”

 

도심을 떠나 폐가로 향한 이유 — 숨이 턱 막혔던 도시 생활의 끝자락

처음 ‘시골 폐가’라는 단어를 마음에 품게 된 건
도심에서의 지친 일상이 한계에 다다랐던 순간이었습니다.
출퇴근 시간 2시간, 끊임없는 경쟁, 숨조차 쉴 수 없는 회색 빌딩들.
창문을 열어도 자동차 소음과 먼지가 가득 들어오는
도시 생활이 점점 제게 맞지 않다는 걸 절실히 느꼈죠.

도심에서의 집은 ‘쉼’이 아닌 ‘의무’처럼 느껴졌습니다.
치솟는 월세, 텅 빈 마음, 반복되는 하루.
‘정말 이렇게 살아야 할까?’ 자신에게 묻게 됐고,
그때 문득 생각난 것이 바로 ‘폐가’였습니다.

시골에 있는 한 채의 폐가.
어릴 적 외할머니댁을 떠올리게 하는 그 공간은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고 방치된 집이었지만,
제겐 왠지 모를 끌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저는 과감하게
도심을 떠나 시골 폐가를 고치는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폐가, 쓰레기 더미 속 숨은 보석 — 처음 마주한 현실의 벽

폐가를 처음 마주했을 때는
상상 이상으로 참담했습니다.
문을 여는 순간,
곰팡냄새가 코를 찔렀고,
벽에는 금이 가 있었으며
천장에는 물이 새는 자국이 선명했습니다.

마당 한구석에는 잡초가 허리 높이까지 자라 있었고,
주방은 오래된 부엌 가구가 무너진 채 그대로 방치돼 있었죠.
‘내가 정말 이걸 고칠 수 있을까?’
겁이 나기도 했지만,
이 폐가 속에서
오히려 큰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도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넓은 마당과 자연 풍경,
사람 손길을 기다리는 듯한
이 집의 구조와 골조가 보석처럼 느껴졌습니다.

‘버릴 게 아니라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본격적인 리모델링에 착수했습니다.
벽을 허물고, 지붕을 보강하고,
하나하나 손으로 고치며
폐가는 점차 제 삶의 공간으로 변해가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후회의 순간들 — 폐가 리모델링이 주는 뜻밖의 시련

폐가를 고치며 가장 힘들었던 건
바로 ‘끝이 보이지 않는 수리 작업’이었습니다.
한 곳을 고치면 또 다른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지붕을 수리하면 벽이 문제였고,
벽에 바르면 바닥이 솟구쳤습니다.

자재비는 매번 예상보다 초과했고,
일손은 늘 부족했습니다.
특히 시골 폐가의 경우,
주변에 공구점이나 철물점이 드물어
도심으로 왕복 몇 시간을 들여 자재를 사 와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외로움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도심에서는 늘 사람들의 말소리와
차량 소음에 익숙했는데,
시골의 고요함은 처음엔 참 낯설고 두려웠습니다.

‘내가 너무 섣불렀나? 그냥 도시에 남을 걸 그랬나?’
수없이 후회가 밀려오던 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한 번 불이 켜진 폐가를 바라볼 때마다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내가 내 손으로 살린 집’이라는 자부심이
그 모든 후회를 잠재웠습니다.

 

폐가가 준 진짜 선물 — 내가 선택한 삶의 속도

폐가를 고쳐 살면서 느낀 건
도심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삶의 속도’였습니다.

도시는 늘 빠르죠.
눈 뜨자마자 해야 할 일이 쏟아지고,
한순간도 멈출 틈이 없습니다.
하지만 시골 폐가는
그 자체로 시간을 느리게 만드는 마법이 있었습니다.

아침이면 햇살 따라 일어나
텃밭을 돌보고,
낮에는 바람 소리 들으며 책을 읽고,
밤이면 별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삶.
이런 일상이 점차 익숙해지며
저는 폐가를 고친 것 이상의
큰 선물을 얻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무엇보다,
도심에서는 늘 불안했던 ‘집’이라는 존재가
이제는 제게 가장 든든한 쉼터가 되었습니다.
벽 하나하나, 창틀 하나까지
제 손으로 고치며 얻은 애착은
비 오는 날, 벽난로 옆에 앉아
잔잔한 음악을 들을 때마다 깊게 느껴집니다.

물론 시골 폐가를 고친다는 건
누구에게나 쉬운 선택은 아닙니다.
수많은 시간, 돈, 노력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그 모든 과정을 거쳐 얻는
‘내가 선택한 삶’의 만족은
도시에서는 절대 살 수 없는 값진 행복이라고요.

 

마무리 — 폐가가 내게 가르쳐준 삶의 진짜 의미

돌이켜 보면, 도심을 떠나 시골 폐가를 고치겠다고 결심했던 그날이
제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귀촌의 삶,
하지만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폐가’라는 현실적인 벽을 마주한 순간부터
제 삶은 완전히 바뀌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그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수십 번 후회했고, 여러 번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도심에서 누리던 편리함은 사라지고,
스스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 불편한 일상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벽에 곰팡이가 번지는 걸 지켜보며 속이 타들어 가던 밤도 있었고,
무너진 지붕을 바라보며 한숨만 내쉬던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시간이 흐를수록
그 모든 ‘불편’이 오히려 제게 큰 행복으로 다가왔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낡고 쓸모없어 보였던 폐가가
제 손길을 거쳐 점점 따뜻한 공간으로 변해가는 모습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작은 마당에 꽃이 피고
겨울바람을 막아주는 단열벽이 완성되었을 때의 뿌듯함,
첫 전기 불빛이 들어온 밤의 따뜻함은
도심의 화려한 빛 아래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폐가는 저에게
‘진짜 집의 의미’를 가르쳐주었습니다.
도시는 편리했지만, 어딘가 늘 불안했고
집조차도 잠시 머물다 가는 임시 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시골 폐가를 고치며
저는 집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니라
‘삶의 속도’를 조절해 주고,
‘나를 쉬게 해주는’ 가장 깊고 따뜻한 장소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창문 너머로 보이는 들판 풍경을 보며
따뜻한 차를 마시고,
저녁이면 마당의 불빛을 바라보며 하루를 정리합니다.
벽에 생긴 작은 흠집조차도
이 집의 ‘역사’로 느껴질 만큼,
저와 이 폐가는 어느새 깊은 인연으로 묶여버렸습니다.

시골 폐가를 고치며 얻은 만족은
단순히 외적인 변화를 넘어서,
제 삶의 중심이 바뀌는 계기가 됐습니다.
후회와 만족, 두 감정이 끊임없이 교차했지만
결국 남는 건 ‘내가 직접 만든 집에서 살아가는 기쁨’이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며
시골 폐가를 고칠까 고민 중이라면,
저는 조심스럽게 한 가지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당장 편한 길만 바라보지 말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천천히, 내 손으로 삶을 만들어가는 선택을
한 번쯤 해보라고요.
그 길 끝에서, 예상치 못한 감동과
진짜 내 집을 가진 만족감이
분명히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이 폐가는 더 이상 버려진 집이 아닌,
제게 두 번째 인생을 선물해 준 공간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이 집은 조용히
제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천천히 살아도 괜찮아, 네가 머물 곳은 여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