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살기 딱 좋은 집, 폐가로부터 시작된다”
폐가, 고양이와 함께 살기 좋은 집이 될 수 있을까?
– 시골의 조용함 + 반려묘 맞춤 공간이 주는 가능성
처음 폐가를 봤을 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사람도 살기 힘든 공간인데, 고양이가 어떻게 살까?”
하지만 오히려 도시의 협소하고 복잡한 환경보다
시골의 조용한 폐가가 고양이에게 더 좋은 안식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하나둘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알게 되었다.
고양이는 넓은 마당보다 안전하고 구조적인 실내를 선호한다.
또한 높은 곳을 오르내리거나 구석에 숨을 수 있는 은신처,
햇살이 잘 드는 창가, 부드러운 바닥,
그리고 조용하고 예측할 수 있는 일상이 필요하다.
폐가는 초기엔 낡고 어두운 공간이었지만,
기초 구조만 잘 보강하면
고양이 맞춤형 하우스로 충분히 탈바꿈할 수 있었다.
특히 나무 구조를 살린 한옥형 폐가나
양옥 지붕 아래 다락 공간이 있는 주택은
고양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수직 공간 구성에 유리하다.
도심에서는 쉽게 만들 수 없는 구조들,
예를 들어 마루 아래 캣터널, 다락방 캣타워, 벽장 연결 루트 등을
시골 폐가에서는 구조 변경 없이도 비교적 쉽게 구현할 수 있다.
시작은 폐가지만, 고양이에게는 천국이 될 수 있다.
고양이 맞춤형 리모델링 포인트
– 집사의 삶과 고양이의 스트레스 모두 고려한 설계
폐가 리모델링의 핵심은 고양이의 본능과 습관을 존중하는 설계다.
나는 크게 4가지 영역으로 나눠서 작업을 진행했다.
1. 수직 동선 확보
고양이는 위아래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을 선호한다.
기존 벽 선반을 캣워크로 연결하거나,
중간중간 점프할 수 있는 ‘발판형 선반’을 벽에 배치해
고양이만의 하늘길을 만들었다.
2. 햇살 드는 창가 & 냥이 벤치
남향 창가는 고양이에게 최고의 자리다.
창문 아래 넓은 선반을 만들고,
쿠션을 얹어 고양이용 선베드를 설치했다.
밖을 내다보며 낮잠을 자거나,
마당에서 뛰노는 새를 바라보는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되었다.
3. 모래 화장실 & 청소 동선
화장실 공간은 기존의 작은 창고 공간을 활용해
냄새와 소음이 분리되도록 별도 설계했다.
자동 화장실을 두고, 벽면에 환기창을 뚫어
환기 문제도 해결했다.
4. 야외 마당은 ‘캣런’으로
외부 마당은 그대로 둘 수 없었다.
길고양이 출입을 막기 위해 울타리를 두르고,
고양이가 자유롭게 뛰놀 수 있도록
텃밭과 분리된 공간에 캣런(cat run)을 제작했다.
이 구조는 고양이가 실내외 모두 안전하게 누비는 공간이 되어주었다.
이러한 맞춤형 공간 설계 덕분에
고양이도 안정감을 느끼고,
집사인 나 역시 관리와 동거가 훨씬 편해졌다.
집사와 고양이가 함께 행복한 생활 동선 만들기
– 사람과 고양이의 공존을 위한 조화로운 공간
리모델링은 단순히 고양이만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래서 전체 구조를 조정하면서도,
사람의 생활 동선과 동물의 본능이 겹치지 않도록 조율했다.
예를 들어, 부엌과 고양이 밥그릇 자리는 일정 거리 이상 떨어뜨렸다.
수면 공간엔 고양이 전용 출입문(캣도어)을 따로 만들어
밤에 방해받지 않고 숙면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바닥은 방수 코팅을 강화해
토를 하거나 모래가 흘러도 쉽게 닦을 수 있게 했고,
가구 재질도 스크래치에 강한 천연 소재로 바꿨다.
실내조명도 고양이의 생체 리듬을 고려해
햇빛과 비슷한 색감의 조명을 사용했고,
낮에는 자연광 위주, 밤에는 은은한 간접조명으로 조절되도록 했다.
무엇보다 고양이가 놀고 쉴 수 있는 공간과
사람의 동선이 자연스럽게 맞물리는 설계 덕분에
이 집은 ‘고양이도 집사도 만족하는 집’이 되었다.
시골 폐가, 고양이와 사람 모두를 위한 최적의 쉼터
– “한때 버려졌던 이 집이, 지금은 가장 따뜻한 곳”
모든 공사가 끝난 후
고양이는 집 전체를 유유히 걸어 다녔다.
예전엔 불안해서 구석에만 있던 아이가,
지금은 햇살 드는 창가에서 뒹굴고,
마당의 캣런을 뛰어다닌다.
그 모습 하나만으로도
리모델링의 의미는 충분했다.
버려진 폐가가 이렇게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사는 ‘공존의 집’으로 바뀔 수 있다는 건
리모델링이라는 작업이 단순한 수리나 복원이 아니라
삶의 방식 자체를 재설계하는 일이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했다.
도심 속 좁은 공간에서 고양이와 함께 사는 게 힘들게 느껴졌다면,
시골 폐가를 기회로 삼아보는 건 어떨까?
생각보다 많은 가능성이,
지금 텅 빈 그 집 안에 숨어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곳은 곧
당신과 당신의 고양이만을 위한 가장 따뜻한 집이 될지도 모른다.
마무리하며 – 냥이와 집사의 진짜 쉼터를 완성하다
시골 폐가를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으로 바꾼다는 건, 단순히 낡은 집을 고치는 일을 넘어, ‘함께 살아갈 환경을 디자인하는 일’이었습니다.
도심에서는 좁은 구조와 제한된 공간으로 인해 고양이의 본능을 온전히 존중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골의 폐가는, 의외로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무너진 지붕 아래 다시 빛이 들고,
거친 마루는 발톱에 닿기 좋은 캣워크가 되고,
낡은 창틀 옆에는 포근한 창가 침대가 놓였습니다.
고양이는 그 변화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했고,
조금씩 그 공간이 ‘자기 집’이라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처음엔 그저 한 마리 고양이와 조용히 지내고 싶다는 마음이었지만,
리모델링이 끝날 무렵,
나는 이 집이 고양이에게도, 나에게도 가장 자연스러운 삶의 공간이 되었음을 느꼈습니다.
햇살이 드는 오후, 창가에 몸을 말고 누운 고양이를 보며,
그저 숨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하나 더 깨달은 것이 있다면,
집은 크거나 새로워야만 좋은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존재에게 맞춰 설계된 집,
서로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따뜻하게 연결되는 구조,
그것이 진짜 ‘좋은 집’의 조건이 아닐까요?
앞으로도 이 집은 완성형이 아닙니다.
고양이가 나이를 먹고, 내가 생활 패턴을 바꾸듯
공간도 함께 변화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도
우리가 서로에게 쉼이 되어 줄 수 있다면,
이 집은 오랫동안 우리 둘만의 작은 천국이 되어 줄 거라 믿습니다.
만약 지금, 고양이와 더 행복한 삶을 꿈꾸고 있다면
텅 빈 시골 폐가에서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해 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그곳엔 분명히,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작은 기쁨과 가능성이 숨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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