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울리는 소리… 폐가의 소음과 공포, 극복기

“폐가, 그곳에 숨은 소리의 정체를 마주한다”

폐가, 그곳에 숨은 밤의 소리 — 귀촌 첫날의 충격

우리 가족의 폐가 리모델링은 참으로 두근거리는 시작이었습니다.
손때 묻은 집을 고쳐 새로운 삶을 꾸미려는 기대감으로 가득했죠.
하지만 그 기대는 시골의 깊은 밤이 되자,
생각지도 못한 공포로 변했습니다.

리모델링을 시작한 첫날 밤,
처음 겪는 폐가의 어둠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집 안에 불을 켜도 어두운 구석이 여전히 많았고,
밖은 달빛 외엔 아무 빛도 없었죠.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마저 섬뜩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밤, 갑자기 어디선가
‘끼익… 끼익…’
문이 열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처음엔 바람 때문이라 여겼지만,
그 소리는 점점 선명해졌고,
심지어 발소리 같은 ‘또각또각’ 소리까지 들리는 듯했습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식은땀이 났습니다.
가족 모두 숨을 죽였고,
“이게 폐가라서 그런 걸까?”
머릿속엔 별별 생각이 다 떠올랐습니다.

 

밤마다 반복되는 소리, 폐가가 주는 심리적 공포

다음 날 아침이 되자 그 소리는 사라졌습니다.
햇살이 따스하게 비추는 마당을 보며
‘괜한 착각이었겠지’ 하고 넘겼죠.
하지만 그날 밤, 또다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처음과 비슷한 문 삐걱거리는 소리,
가끔 들리는 무언가 긁는 소리,
심지어 천장에서 무언가 툭 떨어지는 듯한 소리까지…
폐가라는 단어가 주는 불안감이
배가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특히, 시골의 밤은 도시와 달리 너무나 고요합니다.
작은 소리 하나도 온몸을 긴장하게 만들죠.
밤마다 계속된 소음에
우리 가족 모두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이는 무서움에 울음을 터뜨렸고,
저 역시 리모델링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큰 압박을 받았습니다.
폐가의 어두운 골목, 낡은 천장,
군데군데 부서진 창문 틈에서 들리는 소리는
단순한 소음을 넘어 진짜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소리의 정체를 찾다 — 공포를 이겨내는 과정

더는 이렇게 지낼 수 없겠다 싶어,
우리는 소리의 정체를 밝히기로 했습니다.
낮 동안 집 구석구석을 샅샅이 살폈습니다.
먼저 소리가 나던 천장을 집중적으로 점검했죠.

그리고 놀랍게도 소리의 진짜 주인공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지붕 위에 살던 고양이였습니다.
폐가의 따뜻한 지붕 밑을 잠자리 삼은 고양이가
밤마다 돌아다니며 지붕을 긁고
천장에서 툭툭 뛰어다녔던 것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낡은 나무문이
바람이 불 때마다 삐걱거리며 자연스레 열리고 닫혔고,
화장실 천장에는 박쥐가 둥지를 틀고 있었습니다.
결국 우리가 들었던 소리는 모두
동물들의 흔적과 자연 현상이었습니다.

알고 나니 그 소리가 더 이상 무섭지 않았습니다.
그저 오래 비워둔 폐가가 자연의 일부가 되며
새로운 생명들의 보금자리가 됐던 것뿐이었습니다.

 

폐가에서 배운 공포 극복법 — 두려움 너머의 평화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정말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폐가의 소음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정체를 알게 되니 공포는 금세 사라졌고,
오히려 폐가 안에서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에게
애정이 생기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그 후, 우리는 리모델링하며
동물들이 머물 수 없게 틈을 잘 막고,
노후한 창문과 문도 교체해 소음을 차단했습니다.
천장에는 방음재를 추가로 시공했고,
집 안 곳곳을 밝게 조명해
밤에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마음을 열고 폐가와 천천히 친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하기보다
‘왜 이런 소리가 나는지’ 궁금해하고
직접 확인하며 불안을 하나하나 지워나갔습니다.

지금은 그 집에서 고요한 밤을 즐기며 살고 있습니다.
때때로 들리는 바람 소리,
멀리서 울리는 풀벌레 소리가 오히려 평화롭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번 경험은 단순한 소음 극복이 아닌
삶의 태도를 바꾼 계기였습니다.
폐가는 무섭고 낯선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 멈춰 있던 공간일 뿐이었습니다.

혹시 지금 폐가 리모델링을 계획 중이라면
밤의 소리와 마주할 용기를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그 두려움 너머엔 오히려 더 깊은 평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마무리 — 폐가의 밤을 지나 진짜 내 집으로

지금 돌아보면, 폐가에서 처음 맞은 그 밤들은
단순한 ‘공포’ 이상의 시간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마주한 낯선 소리와 공포는
내가 쌓아온 편안한 삶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배우는 중요한 관문이었죠.

사실 도시에서는 익숙한 소음이 우리의 감각을 둔하게 만듭니다.
자동차 소리, 엘리베이터 알림음, TV 소음 등
늘 들려오는 배경음 속에서 우리는 무심하게 하루를 보냅니다.
하지만 폐가의 밤은 달랐습니다.
너무도 깊고 선명한 고요 속에서
작은 삐걱거림, 발소리, 바람 부는 소리마저
내 몸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처음엔 무서웠습니다.
그 어둠과 소음 속에서 ‘혹시 무슨 일이 생길까’
끊임없이 상상하며 불안을 키웠죠.
하지만 결국 그 소리는
고양이, 박쥐, 바람, 낡은 나무문처럼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존재들이었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건, 공포의 정체를 알게 되자
그 소리가 하나도 무섭지 않게 들렸다는 점이었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르며
그 소리조차 우리 집의 일부로 느껴지게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밤마다 들려오는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며
고요한 밤을 음미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불편하고 낯설다고만 느꼈던 폐가는
어느새 가장 편안하고 아늑한 ‘우리 집’이 되었습니다.

리모델링을 마치고 나니
그동안 겪었던 밤의 공포가
오히려 우리 가족을 단단하게 만든 시간으로 남았습니다.
그 덕분에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직접 마주하고 천천히 알아가는 것’의 소중함을 배웠습니다.

폐가는 그저 오래된 건물이 아닙니다.
시간이 멈춘 채로 우리를 기다려왔던 공간이며,
그 속엔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그 소중한 이야기와 기억을 차분히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야말로 폐가 리모델링의 진짜 시작이자
가장 큰 배움이었습니다.

폐가 리모델링을 고민 중이라면,
소음과 공포의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 순간을 넘어서면,
당신만의 집이 내뿜는
가장 따뜻한 숨결을 분명히 느끼게 될 겁니다.

밤마다 울리던 그 소리,
이제는 추억이 되었고,
내 마음속 가장 평화로운 자장가로 남았습니다